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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언제 돌아보아도 가슴을 아리게 하는 추억 속의 편지 한 통!


편지는 나에 대한 은밀한 고백이다. 편지를 쓰는 순간만큼 우리 자신을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시간은 없다. 받는 사람이 누구이든, 편지를 쓰면서 우리는 가버린 나를 성찰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미워했던 사람들과 화해하게 된다.


휴대폰과 이메일이 소통의 주요 수단이 되어버린 지금, 편지를 쓴다는 것은 이미 낡은 시대의 유물처럼 되어버렸다. 그만큼 우리는 자신과 주변 사람을 돌아볼 기회를 잃게 되었고, 인생의 소중한 가치들을 놓치며 살아가고 있다.


삶의 진솔한 이야기들로 청취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MBC라디오 <양희은, 강석우의 여성시대>에서는 매년 편지쇼를 열어 이른바 ‘편지 작가’들을 발굴해 내고 있다. 2009년 올해의 편지쇼 글제는 다름 아닌 ‘편지’였다. 수천 통의 응모작들 중에서 ‘기교’보다는 ‘진실함’을 기준으로 하여 고르고 고른 42편의 작품이 이 책 [그리움: 나에게 부치는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로 묶여 나오게 되었다.


휴대폰은커녕 아직 전화가 일반화되기도 전의 시절에, 편지는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우리는 편지를 통해 사랑을 속삭이고, 부모형제 간의 안위를 걱정하고, 우정을 나누고, 떠나간 사람을 간절히 그리워했다. 이 책에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 품었음직한 노스탤지아가 한 장 한 장 진하게 묻어 있다. 인생 회로애락의 온갖 사연들이 절절이 스며 있고, 지나간 시절의 고통스럽지만 아름다웠던 풍경들이 점점이 펼쳐져 있다.


응모된 편지글을 읽어가는 동안 제작팀과 심사위원들의 눈은 언제나 붉게 물들었다고 한다. 눈물 없이 읽을 수 있는 편지가 거의 없었던 까닭이다. 세상을 떠난 며느리에 대한 그리움, 가출한 아들을 애타게 찾는 아비의 마음, 가난을 벗어나려 상경했던 누이와 어린 동생, 돈을 벌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월남으로 갔던 아버지, 형님……. 이 모두가 바로 우리의 이야기들이기에 감동과 애틋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독자들은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편지라는 마음 전달의 귀중한 매개체를 이 책을 통해 새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인스턴트 관계가 아닌, 더욱 깊고 따듯한 인간관계를 위하여 지금 당장 편지를 쓰고 싶어질 것이다. 더구나 시인 고은이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라고 노래했던 그 계절이 바로 눈앞에 다가와 있음에랴.


<심사 및 추천사>

편지란 너에게 쓰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쓰는 것입니다. 그것도 가버린 나에게.
구구절절 가슴 아프고 아름다운 사연이 어쩌면 이토록 다양하고 많은지…….
드라마를 쓰는 저에겐 그야말로 이 모두가 감동의 드라마였습니다. 그리고 이 위대한 편
지 작가들의 문학을 읽는 동안 인간이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 김운경 (드라마 작가)

한 통의 편지 속에 인생만사가 녹아 있다. 기쁘고, 슬프고, 우습고, 즐거우면서 가슴 아프고, 감동적인 사연이 있다. 별다른 꾸밈이 없는데도 이야기는 저마다 길기도 하다. 어떤 것은 가지가 숲처럼 울창하고 어떤 건 우물처럼 깊다.- 성석제 (소설가)


편지야말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소중한 매개체라는 걸 실감했고 때로는 편지 한 통이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날로그 시대가 가고 디지털 시대가 왔다고들 하지만 편지는 앞으로도 오래오래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슬픔을 실어 나를 것입니다.- 나희덕 (시인)


<책 속에서>

서울은 나로 하여금 시골에 계시는 생선장사 아버지를 잊게 했다. 내가 만나는 하루하루는 그저 새롭고 즐겁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취 집 주인아주머니가 낯익은 편지봉투 한 장을 건넸다. 내 글씨였다. 나는 그제야 내 고향을 생각했고, 그곳에 계신 아버지를 생각했다. 봉투를 여는 손끝이 떨려왔다.

‘글씨를 모르는 아버지가 과연 어떻게 글씨를 쓰셨을까?’

- ‘생선장수 아버지의 동그라미 그림편지’에서


아버지 유품을 정리하는데, 아버지는 그때 언니가 보내준 쥐색 내복을 안 버리고 지니고 계셨다. 엄마도 그때 받은 다 해진 빨간 내복이 짐 보따리에서 나왔다.


누런 종이철에 다 바랜 공책 꾸러미도 여러 뭉치가 나왔는데, 꼼꼼하신 아버지는 거기에다 언제 돈 나가고 들어온 것이며 우리 어릴 때 쌀 한 되 꿔 먹고 갚은 것 하나까지 소소하게 다 적어놓으셨다. 그리고 바래고 좀도 슬고 케케묵은 그 뭉치들 속에 그 옛날 언니가 보낸 편지들도 한쪽에 끼어 있었다. 내가 엄마한테 읽어주던, 나랑 주고받던 7원 우표 붙은 편지들까지 전부 다 있었다.- ‘뒤늦게 도착한 편지’에서


선화야, 애비다. 선화야, 이 애비가 오래도록 함께 하면서 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고생만 시켜서 미안하고, 너 두고 먼저 죽게 되어 미안하고, 밥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아버지 없어도 절대 하루 세 끼 거르는 날 없이 강하고 꿋꿋하게 잘살아야 한다. 그리고 통장은 몇 푼 되지는 않지만 선화 네가 대학에 갈 때 등록금으로 쓰려고 한 푼, 두 푼 조금씩 모은 거란다. 많지는 않지만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 갈 때 쓰거라. 아무튼 아버지가 너한테 염치가 없다. 아버지가 잘 키우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 잘살거라. 아버지가.
- ‘아버지는 언제나 밥을 하신다’에서


옛날 말이 하나도 틀린 것 없고 다 진리라고 하지만, 그중에서도 정말 맞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 바로 ‘형만한 아우 없다’야. 30년 전 손목시계 값 알아보고, 30년간 이자까지 환산해서 갚아야지 결국 형의 은혜를 다 갚았단 생각이 들 거 같아. 다는 못 갚아도 언젠가 내가 꼭 갚을게.
- ‘형은 나의 수호천사’에서


그것은 선물이었다. 태어나 20년을 살아오는 동안 아버지에게서 처음으로 받은, 그리고 그 후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받아본 적이 없는 유일한 선물이었다. 아버지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그 선물은 군 생활 동안 삶의 지침서 역할을 해준 교본이기도 했다.
- ‘아버지의 편지를 잡아라’에서


“민재 어머님 편지를 받고 제가 눈물이 나네요. 민재 얼굴이 맑아서 걱정은 접어두셔도 될 것 같아요”라고 시작되는 선생님의 답장에 희망이라는 봄꽃 향기가 묻어났다.
늘 푸른 상록수 같은 꿈을 키워가는 우리 아들, 사랑스런 나의 아들에게 톡톡 어깨를 두드리며 새로운 희망을 가슴에 심어주련다.
- ‘새 학년마다 써야 하는 편지’에서


결혼한 영숙이 딸아이가 아이를 출산했다는 소식을 듣고 편지 한 통으로 축의금을 대신했던 옛날이 떠올라 옷 한 벌을 사 들고 산모조리원을 찾아갔다. 그런데 아가 사진을 넣어두기 위해 준비했다는 예비 앨범 하나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3년 전 편지 한 통을 축의금 대신 접수대에 올려놓았던 그 편지가 아가 사진이 들어갈 앨범 맨 앞장 세 페이지에 나란히 병풍처럼 꽂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축의금을 대신한 편지’에서


<차 례>

심사 및 추천의 글

* 아름다운 중독의 시간 _ �김운경(드라마작가)

* 편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 _ �성석제(소설가)

* 운명을 바꾸기도 하는 한 통의 편지 _ 나희덕(시인)



1부 오늘도 나는 그리움을 부친다

생선장수 아버지의 동그라미 그림편지 _ 김경태

그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 _ 진상용

사랑하는 며늘아가! _ 이한구

뒤늦게 도착한 편지 _ 한정숙

마지막 인사 대신 전해온 기름때 묻은 편지 _ 최영분

어버이날 편지가 아빠를 할퀴다 _ 엄영숙

엄마에게 쓴 거짓 편지 _ 이영설



2부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세 통의 편지 _ 조정향

아버지는 언제나 밥을 하신다 _ 두선화

형은 나의 수호천사 _ 최병용

아버지의 편지를 잡아라! _ 김상천

세 번째 아버지 _ 강정희

미모의 그녀 _ 유정현

목숨을 구한 편지 _ 김사일

30년 만에 쓰는 연애편지 _ 남경우



3부 희망은 아픔을 먹고 자랍니다

새 학년마다 써야 하는 편지 _ 이정연

축의금을 대신한 편지 _ 임미선

아빠의 빈자리를 메워준 그림 편지 _ 김미현

나의 마니또는? _ 김경미

유언으로 남겼던 편지들 _ 김옥열

집 나간 아들의 수신처를 고대하며…… _ 이신창

8년 전의 약속 _ 김미자

보육원 후원자들에게 쓴 편지 _ 이은자



4부 가버린 나에게

고추장과 편지가 남편을 빼앗아가다 _ 임복희

수잔 할머니와 주고받은 편지 _ 이바인

고구마로 부친 편지 _ 이수옥

학생이 더우면 나도 더워 _ 이선화

구멍가게의 돈 통은 군인들의 우체통 _ 홍양희

시아버지에게 들킨 편지 _ 강병숙

공동화장실에서 읽은 친구의 편지 _ 이해영

새엄마의 딱지 편지 _ 고미순

어머니가 편지를 싫어하신 이유 _ 이상숙

쓰기 싫었던 편지 _ 이용대

편지 소동 _ 남명자



5부 사랑의 편지에 포기는 없다

말자 언니야, 고마워! _ 이문혜

비와 편지 그리고 아들 _ 이재원

사랑의 긴 편지 _ 박수임

엄마 편지 속의 돈 표 _ 김종희

마음을 움직인 편지 _ 이응선

누나를 되찾다 _ 김재부

북쪽의 오빠에게 _ 이근희

위기의 편지 _ 홍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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